존 던(JOHN DONNE) "THE FLEA(벼룩)"
르네상스 시대를 살았던 시인 "존 던(JOHN DONNE)"의 또 다른 작품인 벼룩(THE FLEA)이라는 시를 살펴보면, 바로 이전에 살펴보았던 시인 "A VALEDICTION: FORBIDDING MOURNING"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시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A VALEDICTION: FORBIDDING MOURNING"이라는 시가 남녀 간의 사랑을 아주 고귀하게 묘사한 내용을 담은 시였다고 한다면, "벼룩(THE FLEA)"라는 시는 그것과는 정반대의 내용을 담은 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니 말이지요. 그래서 "이거 정말로 같은 사람이 쓴 시 맞아?"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남녀 간의 관계를 벼룩을 통해서 풀어내고 있는 시, "THE FLEA"
"THE FLEA"라는 시는, 남녀 간의 관계를 벼룩을 통해서 풀어내고 있다는 것이 상당히 신선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면, 그다지 신선하지만은 않은 내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지요. 일종의 19금에 가까운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 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니 말이지요.
"벼룩이 내 피를 빨았고, 당신의 피도 빨았으니, 이제 우리는 이미 하나가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우리 둘의 피를 섞는 행위는 그리 큰일이 아닐세."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일종의 남자가 여자에게 수작을 걸고 있는 내용을 담은 시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조금 더 다른 말로 풀어서 생각을 해본다면, 사랑의 여러 가지 행위와 방법 중에서, 정신적인 사랑과 같은 "플라토닉" 사랑보다는 육체적인 사랑인 "에로스"를 추구하는 시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 METER: IAMBIC TETRAMETER와 IAMBIC PENTAMETER가 번갈아 나타나는 패턴
시의 형식을 살펴보면, 이 시는 "IAMBIC TETRAMETER"와 "IAMBIC PENTAMETER"가 번갈아가면서 나타나고 있는 패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 줄은 메터가 4개인 TETRAMETER, 그다음 줄은 메터가 5개인 PENTAMETER의 패턴이 연속으로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지요.
그리고 시는 3개의 STANZA로 나뉘어있는데, 한 연은 각각 9줄로 구성되어 있으며, 마지막 줄에서는 "IAMBIC PENTAMETER"로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지요. 강세패턴은 각 연에서, "454545455"의 패턴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 RHYME : AABBCCDDD
라임에 대해서도 한 번 살펴보면, 9줄로 구성된 연에서 "AABBCCDDD"의 형태로 라임이 나타나고 있는 모습입니다. 첫 6줄은 두 줄씩 짝을 이루어 "COUPLET"으로 라임을 이루고 나머지 3줄은 "TRIPLET"으로 라임을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지요. 정갈한 라임을 만들어내면서도 내용을 매끄럽게 잘 풀어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여기까지, 시에 대한 간략한 이야기를 마쳐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에서 존 던 시인의 조금은 야한 시, "벼룩(THE FLEA)"라는 시를 살펴보도록 하지요.
THE FLEA.
by John Donne
MARK but this flea, and mark in this,
How little that which thou deniest me is ;
It suck'd me first, and now sucks thee,
And in this flea our two bloods mingled be.
Thou know'st that this cannot be said
A sin, nor shame, nor loss of maidenhead ;
Yet this enjoys before it woo,
And pamper'd swells with one blood made of two ;
And this, alas! is more than we would do.
O stay, three lives in one flea spare,
Where we almost, yea, more than married are.
This flea is you and I, and this
Our marriage bed, and marriage temple is.
Though parents grudge, and you, we're met,
And cloister'd in these living walls of jet.
Though use make you apt to kill me,
Let not to that self-murder added be,
And sacrilege, three sins in killing three.
Cruel and sudden, hast thou since
Purpled thy nail in blood of innocence?
Wherein could this flea guilty be,
Except in that drop which it suck'd from thee?
Yet thou triumph'st, and say'st that thou
Find'st not thyself nor me the weaker now.
'Tis true ; then learn how false fears be ;
Just so much honour, when thou yield'st to me,
Will waste, as this flea's death took life from thee.
벼룩
이 벼룩을 보시오, 이걸 보면
그대 거절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 알리라
벼룩은 먼저 나를, 이제 그대를 물었소.
그러니 이 벼룩 안에 우리 둘 피가 섞였소.
이게 죄는 아닐진저, 수치도 아니요
그대 처녀를 잃은 것도 아니요,
그럼에도 이 벼룩은 구애도 없이 즐기는구려,
우리 둘에서 한 피 만들어 부풀대로 부풀었으니,
애통하구려, 이 벼룩이 우리보다 낫네.
오 기다리시구려, 벼룩 한 마리에 세 생명이 들었으니,
이 벼룩으로 우린 결혼한 이상이오.
이 벼룩은 당신과 나, 이 벼룩은
우리 결혼 침상, 결혼 사원이라오
부모가 불평하더라도, 그대 또한 그렇더라도, 우리 만나
이 살아있는 흑옥의 사면에 갇혔구려.
이런다고 당신 나를 죽이고 싶더라도,
그리 마시길, 자기 살해에 더해,
신성모독까지 있으니, 셋을 죽이면 죄도 셋.
잔인하고 성급하구려, 기어이 그대
순수의 피로 그대 손톱을 붉게 물들였단 말인가?
이 벼룩 무슨 죄가 있단 말이오,
당신 핏방울을 빨았던 걸 빼면?
그럼에도 그대 당당하구려, 그대 말로는
그렇다고 그대 자신도 나도 약해진 것 없다니
맞는 말이오, 그러니 알겠구려, 두려움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그대 내게 허락한다 해도, 그대 잃을 정절은,
이 벼룩이 죽어 그대 생명이 사라진 정도.
여기까지, "존 던(JOHN DONNE)" 시인의 "벼룩(THE FLEA)"라는 작품에 대해서 한 번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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