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공부 도전기 "24. 성균관대 편입 시험일"
# 2011년 1월 7일, 성균관대학교 편입 시험
1월 7일 겨울, 드디어 결전의 날이 밝았다. 시험 장소는 "서울 혜화동"에 있는 성균관대학교였는데, 오후 시험이었기에 상대적으로 여유 있게 학교로 출발을 했으나... 여유가 여유를 부른다고 했던가, 시험 장소에는 그다지 여유 있게 도착을 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최소한 지각을 면한 것에 감사를 해야 할 것 같다.
시험을 치기 전날 형 집에서 신세를 졌는데, 집이 분당에 있었던지라, 분당에서 서울까지 시험을 치러 오는데도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할 수 있었다. 오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으니 말이다. 광역버스를 타고, "서울 백병원, 중앙극장"역으로 간 뒤, 다시 2호선으로 갈아타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4호선으로 갈아탄 뒤, 혜화역에서 한참을 걸어 올라갔으니 말이다.
그래도 시험이 있었던 날 혜화역 주변 분위기는 상당히... 뭐라고 해야 할까? 활기찼다고 할 수 있을 것도 같았다. 편입학원에서 사람들이 나와서 학생들을 응원해주는 모습을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나와는 그다지 상관이 없지만, 응원을 해주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시험실에 입실을 했다.
내가 시험을 치렀던 장소는 바로 "퇴계인문관"이었는데, 이 시험장소가 훗날 내가 수업을 상당히 많이 듣게 되는 강의실이 될지는 이 때는 상상치도 못했다.
# 시험 시작
수험번호를 확인한 뒤, 내 자리를 확인하고 자리를 잡고 있으니, 시험 감독관이 들어온다. 시험감독관이 들어오고, 주의 사항에 대해서 일러준 뒤, 시험지가 배부된다. 그러고는 시험이 시작된다.
시험지를 받아서 문제를 풀어보기 시작한다. 성균관대학교 당시 시험 문제의 구성은 객관식 50문제였는데, 1번부터 10번까지는 "어휘"에 관한 문제였고, 11번부터 20번까지는 "영문법"에 관한 문제였다. 그리고 나머지 30문제는 독해 문제였다.
시험지를 받아서 문제를 풀어보기 시작했는데, 1번 문제부터 뭔가 심상치 않다. 사실 어휘 문제는 알면 맞추고 모르면 틀릴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인데, 이상하게도 이 날은 내가 거의 다 아는 어휘들만 문제로 등장했다. 10문제 중에서 9문제는 무난하게 풀어나갔던 것으로 기억을 하고, 단 한 문제만 애매한 상황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이렇게 내가 안다고 자부하는 어휘도 나중에 알고 보면 틀린 답을 골랐던 것일 수도 있을 것이지만, 그래도 뭔가 기분 좋은 출발이었다. 다음 11번 문제부터는 문법 문제였는데, 이번에도 "이상하게... 어려운 것이 없었다."
사실, 이렇게 어휘 문제와 문법 문제를 무난하게 맞혀간 적이 연습할 때는 한 번도 없었다. 모두 생소한 어휘를 만나게 되면서 고생을 했던 기억밖에 없는 데다, 문법 문제조차도 뭔가 애매하게 꼬아둔 것이 많아서, 틀린 문제가 상당히 많았지만, 이번에는 "문제가 너무 정직하게 나온다."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이거 혹시 함정이 있는 거 아냐?"하는 생각을 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갔다.
그렇게, 총 20번까지 문제를 풀면서, 시간도 거의 소모하지 않았고, 정신적으로도 여유가 넘치는 상황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다지 머리를 쓰지 않고 문제를 풀어나갔으니 말이다. 내가 자신 있게 고른 정답이 모두 맞다면, 20문제 중에서 2문제 정도 틀렸을까 하는 수준이었다.
사실, 출발이 이렇게 너무나도 좋다 보니, 괜히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이거, 다 된 밥에 나머지 독해 30문제 중에서 너무 많이 틀려서, 기회를 날려먹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었으니 말이다. 실제로 20문제 정도를 풀고 나서, 시계를 힐끗 보니, 시간적으로 상당히 여유가 있었다.
아무래도 독해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으면, 상대적으로 편안하게 문제를 풀어내면서 정답률을 높일 수 있는 것이기에 여기서부터는 최대한 차분하게 문제를 풀어나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함정은 독해 문제부터 있었던 것 같았다. 특정 몇몇 지문의 경우에는 아무리 시간을 많이 쓴다고 하더라도 도저히 정답을 골라내기가 쉽지 않은 수준의 문제가 있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어찌어찌 총 50문제를 모두 풀어내기는 했다. 그러고 나서 시계를 다시 확인해보니 아직도 시험 시간이 30분이나 남았다. 어찌 되었건 문제를 다 풀고 나니 긴장이 슬쩍 풀리는 듯했다.
어차피 문제를 다 풀었으니, 그냥 시험지를 덮고, 머리나 식히면서 시간을 보낼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런 일생일대의 기회가 내 인생에 언제 다시 찾아오겠냐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애매했던 지문을 시간을 내서 살펴보았다. 혹시나, 이렇게 천천히 다시 읽어보아서 올바른 정답을 골라낼 수만 있다면, 충분히 합격 가능성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10분 정도 시간을 더 소모했다. 애매했던 문제를 계속해서 다시 보면서 시간을 보내지만, 그다지 진전이 되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렇게 시험시간을 총 20분 정도 남기고, 모든 것을 끝내기로 마음을 먹었다.
어차피 여기에서는 더 이상 뒤집을 만한 것도 없고, 괜히 정답을 고쳤다가, 정답에서 오답으로 갈아탈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으니 말이다.
시험이 끝났다는 의미를 담은 종소리가 울렸다. 그렇게 짧지만 길게 느껴졌던 시험 시간은 끝이 났다. 이제는 결과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시험을 마치고, 성균관대학교를 바로 빠져나왔다. 앞서 연세대학교에서의 행보와는 다소 다른 모습이라고 할 수 있었다. 연세대학교에서는 "내가 여기 다시 오겠나."하는 생각을 하면서, 시험이 끝나고도 교정을 거닐었었지만, 이번에는 다르게, 시험이 끝나자마자 거의 바로 교정을 빠져나왔던 것이다. 본능적으로 무언가를 느꼈기 때문일까?
여기는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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