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공부 도전기 "11. 닌텐도 DS 영어 삼매경 S 등급을 받았다?"


영어 공부 도전기 "11. 닌텐도 DS 영어 삼매경 S 등급을 받았다?"

요즘에는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닌텐도, 이 당시에는 닌텐도 DS라는 제품을 만들어 내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던 시기였다. 조그마한 휴대용 기기 속에는 다양한 콘텐츠가 있었는데, 당시 주력으로 밀고 있던 콘텐츠 중의 하나는 "영어 삼매경"이라는 콘텐츠였다.

이렇게 엄청난 열풍을 불던 닌텐도이다 보니 당시 형이 다니던 회사에서도 닌텐도 DS를 직원들에게 주었는데, 그래서 나도 형이 가진 닌텐도 DS를 한 번 접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아무래도 당시의 관심사는 "영어 공부"였기 때문에, 영어 삼매경이라는 프로그램을 한 번 해보았다.

닌텐도 DS 영어 삼매경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매일 하루에 한 번씩, 테스트를 하고 성적을 받아볼 수 있었다. 테스트는 들려주는 소리를 듣고, 그것을 받아쓰는 형식으로 진행이 되었는데, 받아쓰는 속도가 늦어지면, 문제를 많이 풀지 못하고, 낮은 등급을 받게 되고, 받아쓰는 속도가 빠르면, 많은 문제를 풀고 높은 점수를 받게 되는 구조였다.

처음 테스트를 했을 때는 5개 정도의 문제를 풀어내는 것에 그쳤고, 다양한 성적 중에서 나는 A등급의 성적을 받아 들 수 있었다. A 등급이라고 하면 상당히 높아 보이는 점수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A 등급 위에는 "AA"가 있었고, 그 위에는 "AAA"가, 그리고 그 위에는 "S" 등급이 있었던 모습이니 말이다. S등급이 최고 등급이었는데, 어차피 이런 기기가 있으니, 저 등급을 한번 받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 그런데 진짜 S 등급이 금방 나왔다.

A 등급을 받아 들고 난 뒤, 약 1주일이 지난 시점, 다시 한번 테스트에 임했다. 이 날은 이상하게 평소와 달리 문제가 굉장히 많이 출제가 되는 모습이었는데, 평소에는 5문제 정도만 나왔던 것에 비하면 이 날은 거의 두배에 가까운 10여 문제를 풀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마침내 받아 든 성적표는 S등급.

어차피 진짜 시험도 아니고, 닌텐도 DS에서 나온 간이 시험에서 받아 든 성적표라 크게 의미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긴 하지만, 그래도 최소한 내 영어 실력이 나쁘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었기에 은근히 뿌듯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여태까지 내가 헛공부한 것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 2000년대 닌텐도에서 개발한 영어 학습 게임(?)


# GRAMMAR IN USE INTERMEDIATE, 중급에서 만나게 되는 벽들

BASIC GRAMMAR IN USE 책을 한 번 다 보고 나서, 이제는 다시 "INTERMEDIATE" 버전을 처음부터 다시 보게 되었다. 이제는 한결 마음이 편해지기도 했는데, 아무래도 BASIC을 보던 시점에서는 이 책을 보고 나서 다음 단계의 책을 한번 더 봐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고 한다면, 이제는 이 책만 보면 웬만한 문법은 거의 다 알고 지나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니, 해야 할 것에 대한 부담감이 많이 줄어들어 있었던 것이다.

우선 책을 펼쳐보니,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물론 처음에만... 첫 시작은 시제부터였는데, 이미 시제의 경우에는 BASIC 버전에서 배워둔 것이 있었던지라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을 다시 한 번 복습한다는 느낌이 강했던 것 같다.

하지만, INTERMEDIATE 책을 보는 것은 그다지 순탄하지만 않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큰 문제는 우리가 "조동사"라고 알고 있는 "CONDITIONAL VERBS"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던 것이다. BASIC 버전에서는 이 부분의 내용이 간단하게 나와 있는 모습이었던지라 크게 어렵지 않았는데, 중급으로 넘어오게 되니, 이 조동사가 "시제"와 결합하게 되면서 수많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형태는 비슷한데, 심지어 우리나라말로 번역해놓으면 똑같은 말로 번역이 되는데, 그 내용은 완전히 반대를 가리키는 것도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COULD"와 "CHOULD HAVE DONE", "CHOULDN'T HAVE DONE", "COULDN'T"과 같은 패턴으로 등장하는 것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내용이 많아지다 보니 당연히 외워야 할 것들도 상당히 많아지게 되었다. 그렇게, 순간적으로 엄청난 정보를 받아들인 내 머리는, 마치 폭탄을 맞은 듯한 기분이었고, 기존에 BASIC을 통해서 배웠던 것도 잘 소화되지 않는 마당에 INTERMEDIATE에서 새로운 것들을 산더미같이 받아들이게 되니, 정리가 전혀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 그래도 강의를 보는 동안에는 이해가 되는 것 같았다.

그래도 한편으로 다행이라고 할 수 있는 점은 강의를 보고 있는 동안에는 최소한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이해가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강의가 종료되고 나서부터였다. 강의를 딱 끈 다음에, 혼자서 책을 보게 되면 적막감과 함께 막막함이 밀려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게 이거였나?"
"어디서부터 복습을 해야 하지?"
"방금 내가 어떤 내용을 들었던 거지?"

이런 생각이, 머리 속에 흐를 뿐이었다. 그래서 강의가 끝난 다음에는 멍해지게 되는 상황이 반복되었다고 할까? 그래도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냥 하는 것뿐이었다. 느리더라도 차근차근 하나씩 살펴보고 책에 있는 모든 연습문제를 풀어보고, 틀린 부분은 다시 한 번 짚어보고 넘어가는 것.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그리고 처음부터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우선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내용을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완전히 100% 이해를 할 수도 없을뿐더러,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는 잊어버리게 될 것인지라, 우선 90% 정도만 이해가 되면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전술을 선택했다.

단 한 가지 때문에 막혀서 진도를 넘어가지 못하고 너무 오랜 시간을 한 곳에서 보내고 있으면, 시간 안에 책을 다 보지도 못할 것 같았고, 그렇게 한 번 시간이 끌리게 되면, 웬만한 근성이 아니고서는 지쳐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으니 말이다.

# 머리가 소화를 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렇게 그래머 인 유즈를 가지고 공부를 하면서 느낀 것이 한참 공부를 하고 나면, 머리가 소화를 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본격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이 내용이 아무래도 예전에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에서 일주일에 6일간 공부하고 하루는 꼭 쉬어라고 한 이유였을 것이다.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받아들인 머리는 그 내용을 머리 속에서 적당히 분류하고 차곡차곡 쌓아나가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어떤 날은 공부를 굉장히 많이 하고 잠에 들면, 꿈에서 공부를 한 내용이 생각나기도 했다. 그러고 나서 잠에서 깨고 나면 머리가 상쾌해지는 느낌을 받았는데, 마치 머리 속에서 정리가 되지 않고 정체되어 있던 정보들에 "TAG"을 붙이면서 창고에 차곡차곡 자리를 잡게 하는 그러한 과정을 거치는 것 같은 느김이 들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이렇게 무의식의 세계에서조차도 공부했던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가 되니, 뭔가 제대로 하고 있다는 느낌이 물씬 들었다고 할 수 있었다.

# GRAMMAR IN USE INTERMEDIATE에서 만나는 곤란한 순간들

GRAMMAR IN USE를 가지고 공부를 하다 보면, 갑작스럽게 난이도가 확 올라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 구간이 몇 군데 있다. 이미 위에서 언급을 했다시피 BASIC에서 보던 조동사와 달리 엄청나게 많은 양의 정보를 한꺼번에 받아들이게 되는 "조동사 파트"가 첫 번째 벽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고, 두 번째 벽을 느낄 수 있는 부분으로는 아마도 "TO 부정사" VS "동명사" 파트가 아닐까 싶다.

한 문장 안에 동사가 2개 들어갈 경우 동사와 동사를 "TO"로 연결해주거나 동사 하나를 동명사로 만들어 주는 방법을 선택하게 되는데, 이 둘의 쓰임이 묘하게 달라서 헷갈리는 부분이 종종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 번째로는 "전치사"에 관한 내용에서도 한 번 곤란을 겪게 될 것이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IN", "AT", "ON"과 같은 것들이 나름 규칙을 가지고 쓰이기도 하지만, 동사와 함께 쓰이면서 "PHRASAL VERB"를 형성하게 되면, 그 뜻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아지는 모습이기도 하니 말이다. 아무래도 영어를 생활을 통해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글로 배우다 보니 그 표현이 가진 정확한 뜻을 캐치하기가 쉬지는 않은 것이다.

네 번째로는 "SUBJUNCTIVE"라고 하는 것들이 아닐까 싶다. "SUGGEST, INSIST, PROPOSE, RECOMMEND, DEMAND"와 같은 동사들에서 독특한 형태로 등장하게 되는데, 이상한 형태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아마도 GRAMMAR IN USE INTERMEDIATE에서 만나게 되는 곤란한 순간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만큼 배우는 내용도 많지만, 한꺼번에 받아들이는 정보가 너무 몰려서, 감당이 되지 않는 구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GRAMMAR IN USE INTERMEDIATE 드디어 한 번을 다 보다.

그래머 인 유즈라는 책을 가지고 공부를 한지도 거의 45일이 흘렀다. 한 달 하고도 보름이라는 시간 동안 이 책을 가지고 씨름을 한 것이다. 그래도 시간은 흐르고, 우여곡절 끝에 마지막 UNIT까지 당도하게 되었고, 드디어 처음으로 이 책을 한 번 처음부터 끝까지 접해볼 수 있었다.

특히 마지막 UNIT의 연습문제를 풀 때는 나름의 환희를 느낄 수 있었는데, 드디어 이제 더 이상 영문법에서 새로운 내용으로 고생을 하는 일은 없겠지라는 생각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물론 이렇게 영문법 책을 한 번 다 본다고 해서 그 내용을 완벽하게 아는 것은 아닐 것이지만, 이제부터는 기존에 알고 있던 내용을 복습하고 또 복습하면서 확실한 내 것으로 만들어 나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니,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다.




# 다시 처음부터 다시 차근차근 복습을 해나갔다.

방금 막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한 번 다 본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바로 처음부터 돌아와서 책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처음 보았던 부분은 이미 45일 전쯤에 본 내용인지라 기억이 가물가물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었기에, 얼른 다시 복습하지 않으면 내용을 금방 잊어버릴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간중간 애매하게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도 진도를 위해서 그냥 넘어가버렸기에 그렇게 중간에 새는 부분들을 확실히 틀어막아 줄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하려면 물론, 이렇게 복습을 처음부터 다시 해주어야 할 상황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래도 이렇게 이미 한 번 보았던 것을 다시 한 번 보게 되니, 처음 보았을 때는 미처 기억하지 못하고 지나갔던 것들을 다시 하나하나 주워 담을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이전에는 크게 집중해서 보지 못하고 넘어갔던, 조동사 "CAN" 대신에 쓰일 수 있는 표현들인 "BE ABLE TO" 혹은 "MANAGE TO"라는 표현들도 기억하고 넘아갈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할까?

또한, "USED TO DO", "BE USED TO DO", "BE USED TO -ING"와 같은 비슷하지만 다른 뜻을 가진 형태에 대해서도 정리가 차곡차곡 되어가고 있었다. 이전에는 헷갈리던 표현들이 이제는 덜 핫갈리게 된 것이다. 이렇게 다시 복습을 하면서 새는 부분들을 잡아내고 나니, 처음 볼 때는 잘 보지 못했던 부분들을 확실히 정리할 수 있었고, 영문법의 체계가 머리 속에 자리 잡혀 나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같은 책을 두 번 처음부터 끝가지 보는 것을 완료하고, 3번째로 복습을 하게 되었는데, 이때부터는 책만 보는 것이 아니라 예전에 보았던 강의를 다시 한 번 보면서 빠르게 복습을 해나가는 전략을 선택했다. 아무래도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하는 것인지라 다시 복습을 하는데도 시간이 훨씬 줄어들게 되었다. 그래서 3번째 복습 역시도 생각보다 훨씬 빨리 끝낼 수 있었다.

# 학생들이 빠지기 쉬운 덫을 조심하자.

영어 공부에 흥미를 가지다 보니, 영어 공부와 관련된 다양한 책을 접해보게 되었다. 그중에는 공병호 씨가 쓴 "영어만은 유산으로 물려주자."라는 제목의 책도 있었는데, 그 책중에는 이러한 내용이 있었다. 바로 언어 공부를 하는 학생들은 자만의 덪에 빠지기 쉽다는 내용이 그것이었는데, 자신의 실력을 실제보다 더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어, 자신의 수준에 맞지 않는 높은 수준의 교재를 가지고 언어 공부를 하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사실, 나 역시도 이렇게 고작 GRAMMAR IN USE INTERMEDIATE 시리즈를 3번 보고 나니, 살짝 기고만장해진 듯한 느낌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서 공부를 하고 나니, 웬만한 문장들을 만들어 내는 것은 큰 문제도 아니었고, 문법 책에서 본 문장들은 어렵지 않게 자동으로 그 뜻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내 스스로도 살짝 자신이 뿌듯해지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자만심을 경계하자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수준에 맞는 공부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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