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공부 도전기 "9. 마지막 부대 교대, 그리고 전역... 소강상태"


영어 공부 도전기 "9. 마지막 부대 교대, 그리고 전역... 소강상태"

군대에서 영어 공부를 시작한 지 23주가 흐른 시점에 드디어 우리 부대가 GOP에서 철수를 하는 시기가 다가왔다. 2005년 10월, 타부대 전우들이 우리와 진지를 맞바꾸기 위해서 우리 소초로 우르르 몰려왔다.

부대 교대는 군생활 중에서 몇 번 경험하지 않지만 아주 중요하면서도 복잡한 절차라고 할 수 있었다. 보여주기 위한 행사가 아니라 진짜 할 일이 많은 그러한 행사라고 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서로 사용하던 진지를 맞바꾸는 것이기에, 사소한 장비의 수량 하나조차 맞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렇게 부대 교대를 앞두게 되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예민해지게 된다. 미리미리 체크해두지 않았다가 나중에 문제를 발견하게 되면 그때는 이미 늦은 시기가 될 것이니 말이다.

그래서, 이렇게 부대 교대를 앞둔 기간 동안, 당분간은 영어 공부를 하는 것은 힘들어졌다. 그렇게 정신없는 시간이 흐르고, 다시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내가 처음에 자대 배치를 받았던 그 예비대대로 돌아오게 되었다. 처음에 이 곳에 왔을 때는 아무것도 모르던 막내였는데, 이제는 어느덧 시간이 흐르고 소대 내 서열 2위라는 위치까지 오르게 된 상황이라고 할까? 그만큼 군생활에도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지는 시간이 다가왔다고 할 수 있었다.



# 예비 대대에서 특히 소리 내서 공부를 하기는 쉽지 않았다.

예비 대대의 경우에는 말 그대로 대대급 규모의 장병들이 함께 생활을 하는 곳이다 보니, 규모가 컸지만, 그만큼 혼자서 마음 놓고 공부를 할 수 있는 공간은 부족했다고 할 수 있었다. 특히 영절하식의 공부법에서는 우리가 흔히 공부라고 말하는 읽고 쓰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인지라, 읽는 것이 일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 그러한 것들을 할 공간이 많이 부족했던 것이다.

사실, 여담이지만 이전에는 굳이 소리를 내서 공부를 하는 것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예비대로 들어와서 소리를 내지 못하고, 그저 눈과 손으로 읽고 쓰는 공부만 하다 보니, 확실히 머리 속 남는 것이 많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언어도 하나의 기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지라, 역시 운동을 한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몸으로 체득하지 않으면 오래 붙잡아두기 힘든 것이라는 것을 이 시기에 제대로 느꼈다고 할까? 마음 놓고 소리를 내서 공부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해서 아쉬웠다.

그래도 예비 대대에서 좋은 점은 있었다. 예비 대대에서는 특별히 "연등"이라는 것을 공식적으로 할 수 있었다. 원래는 10시에 모두 취침을 해야 하지만, 특별히 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들은 11시까지는 남아서 특별히 마련된 연등실에서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던 것이다. 그렇게 연등을 활용해서 공부를 했지만, 소리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기에 큰 소득을 올리지는 못했다.

# 마지막 GOP에서의 생활

2006년 3월 4일 군생활을 채 2개월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다시 GOP로 들어오게 되었다. 이전까지 예비 대대에서 남아서 공부를 한다고 하긴 했지만, 그다지 큰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아무래도 이전에 있던 GOP에 비해서는 영절하식으로 공부를 하기에는 상당히 불편한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3단계에서 읽고 쓰는 것을 꾸준히 하기는 했지만, 그다지 큰 성과를 보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래도 예비 대대에서의 시간은 흐르고, 다시 내 군생활에서의 마지막이 될 GOP 생활을 여기, 이 곳에서 하게 된 것이다. 전역을 2개월 정도 앞둔 시점이 되니 그다지 공부가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에 들어온 GOP 소초에서는 그다지 영절하식으로 공부를 할 장소가 마땅치 않았던 것도 한 가지 큰 이유였을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자연스럽게 예전과 같은 그런 열정은 어느 순간 사라져 내린 모습이라고 할 수 있었다.



# 군생활의 마지막 다시 사회로...

2006년 4월 27일, 길고 길었던 군생활이 끝이 났다. 전역하기 직전, 여태까지 아껴우엇던 14박 15일간의 병장 정기휴가를 떠났다. 이렇게 휴가를 나갔다가 마지막으로 단 하룻밤만 부대에서 자고 나면 전역을 하게 되는 것이다. 길고 긴 군생활이 끝나고, 다시 사회로 나온다는 생각을 하니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졌다.

돈이 필요 없는 곳에서 살다 보니, 돈을 구경하는 것도 신기하게 느껴졌고, 매번 군인들과 자연환경만 접하던 곳에서 있다 보니 민간인들을 접하는 것도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컴퓨터 휴대폰과 같은 것들도 없는 곳에서 생활하다 보니, 모든 것들이 새롭게 보였던 시점이라고 할 수 있을 듯했다. 그만큼 동시에 다시 세상에서 살아가는데 적응이 필요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러한 것들은 크게 문제가 될 것들이 아니었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해결이 될 것들이었으니 말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였다.

잠시나마 1년간 몸을 담았던 학교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다른 무언가를 하기에도 난감했다. 마음 같아서는 혼자서 우선 일을 해서 돈을 모은 다음에 다시 수능을 치든 무엇을 하든 해서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었는데, 모든 것이 쉽지 않은 문제였다.

딱히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던 상황에서 형이 제안한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공무원 공부를 한 번 해보라는 것이었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면, 안정적으로 월급도 받고 여유 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니 나쁘지 않아 보였다고 할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른 것을 하는 것보다는 다시 공부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그저 좋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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