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로랜스 "THE HORSE DEALER'S DAUGHTER"

데이비드 로랜스 "THE HORSE DEALER'S DAUGHTER"

"인간의 깊은 영혼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든 나쁜 것이 없다."

인간관계(HUMAN RELATION), 원시주의(PRIMITISM)를 중시했던 작가, 데이비드 로랜스(DAVID HERBERT LAWRENCE)가 했던 말입니다. 그만큼 그는 작품 속에서 "인간관계"에 대해서 핵심적으로 밝히고 했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는 인간관계의 핵심을 "남녀 관계, 성(性)"에 있다고 강하게 믿었던 작가 중의 한 명이었지요.

데이비드 로랜스가 살았던 시대는 1885년에서 1930년이었습니다. 이 시기는 보수적인 시대였고, 여성의 적극적인 성 표현은 금기의 대상이 되기도 했던 시대였습니다. 그래서, 후에 사람들은 "데이비드 로랜스"라는 작가를 평가하길 "시대를 100년 정도 앞서간 작가"라고 칭하기도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가 살아있던 시대에 그는 작가로서 인정을 받지 못했고, 그의 작품은 외설로 여겨지기도 했으며, 실제로 "외설죄"라는 명목으로 법정에서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고 하지요.

# 광부인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작가, 데이비드 로랜스

데이비드 로랜스의 가족에 대해서 살펴보면, 그는 광부인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래서 그는 극명히 다른 그 둘의 사이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는 어머니로부터 "지식과 정제된 깔끔한 것(INTELLIGENCE AND REFINEMENT)"를 자연스럽게 물려받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초기에 그는 정제되고 깔끔한 것에만 주목했다고 하지요.

하지만, 이후 전통에 대한 반기를 들며,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조잡합(COARSENESS)" 역시도 중요한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깔끔하고 정제된 것"과 "조잡한 것"이 오묘하게 결합되면서, 그의 작품에서 이 두 가지가 동시에 드러나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지요.

# 깔끔하고 정제된 것, 그리고 조잡한 것이 동시에 잘 드러나는 그의 작품 "말장수의 딸"

HORSE DEALER'S DAUGHTER라는 작품을 우리말로 옮겨보면, "말장수의 딸"이라는 제목으로 옮겨볼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이 작품의 중심에 있는 인물은 말장수를 아버지로 둔 자식들, 그중에서도 "메이블(MABEL)"이라는 이름을 가진 딸을 중심으로 돌아가지요.

그럼 잠시, 이야기의 줄거리를 보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이야기는 "그래 메이블, 이제 어쩔 셈이냐?"라는 대사와 함께 시작합니다.

몰락한 말 장수의 자손들이 모여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서 회의를 하는 장면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들의 아버지 Joseph Pervin은 무식하지만 한 때 유능한 말장수였다. 어머니가 돌아간 후, 딸 메이블(Mabel)은 아버지에게 애정을 쏟지만, 아버지는 재혼해버리고, 아버지와의 관계는 벌어지게 된다.

아버지가 돌아간 후, 집안은 점점 기울게 되고, 마지막 남은 말 4마리 마저 팔려나가는 상황이 벌어진다. 네 남매, Joe, Fred, Malcolm은 Mabel에게 누나인 Lucy의 집에나 가라고 독촉한다. 그들의 모습에서 남매간의 애정과 보살핌은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듯하다.

의사 Jack Fergusson이 이들의 집에 방문한다. Jack은 Mabel에게 관심이 없는 척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는 Mabel을 계속 쳐다보며 관심을 갖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Mabel은 어머니의 묘지를 찾아가 묘비를 닦고, 그 주변에서 일을 하던 Jack은 우연히 이를 보게 되고, 둘은 눈을 마주치게 되며, Jack은 묘한 느낌을 받는다.

Jack은 다시 환자들을 돌보다가 다른 곳에 왕진을 가기 위해 길을 나서는데, 왕진을 가는 도중, 우연히 Mabel이 자살하려고 연못으로 뛰어드는 모습을 목격하고 그를 살리기 위해서 연못에 뛰어든다. 가까스로 Mabel을 연못에서 건져낸 그, Mabel에 집에 그를 눕히고 담요로 몸을 감싼 뒤, 위스키를 먹여 정신이 들게 한다. 위스키를 마시고 정신이 든 Mabel은 갑작스럽게 Jack에게 자신을 사랑하냐고 묻고, Jack은 당황한다. Mabel은 계속해서 "당신은 날 사랑해요."라고 말하며, 그의 다리에 키스를 퍼붓는다. Mabel은 그가 자신을 사랑하는지 확신하지 못해 눈물을 흘리고, 이런 모습에서 Jack은 연민을 느끼고 진짜로 그를 사랑하게 된다.

# 작품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상징적인 요소들

이 작품에서는 다양한 상징적인 요소들이 등장합니다. 아래와 같은 것들을 정리해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연못 : 죽음의 공간인 동시에 재탄생의 공간

    - 죽기를 결심하고 들어간 메이블이 살아 나오면서 잭을 욕망하게 되는 재탄생을 경험하게 되는 장소

말 : 정력, 성욕, 부의 상징

    - 메이블의 오빠와 남동생들인 "JOE, FRED HENRY, MALCOLM" 3형제가 동물에 비유되는 장면이 자주 등장 (어두운 남매의 미래를 표현하려고 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볼 수 있다.)

위스키 : 서로에게 눈을 뜨게 하는 각성제

젖은 옷 : 옷이 벗겨지는 것은 음울했던 메이블의 과거가 잊힌다는 것을 상징

# 모더니즘 작품

이 작품은 "모더니즘 시기"에 해당되는 작품이라고 하기도 하지요. 모더니즘의 대표적인 특징으로는 "예술을 위한 예술(ART FOR ART'S SAKE)"이라는 내용을 꼽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대중을 위한 작품이 아니라, 작가를 위한 작품을 쓰는 시기였던 것이지요.

또한 주관적인 진실만을 중요한 것으로 보며, 전통과의 단절을 꾀한다는 1차 대전 이후에 등장하기 시작한 "문예 사조"라고 한답니다. 또한 이전까지 유행했던 사실주의 문학에서는 "관념, 이성, 도덕"만 존재한다고 믿어온 반면에, 모더니즘에서는 "감정, 육체, 성" 등의 원초적인 부분으로 무게추가 이동된다고 하지요.

이러한 부분은 이 작품, 말 장수의 딸에서도 등장하는데요. 사실 어찌 보면, 로랜스가 이러한 "모더니즘적인 작품"을 탄생시켰다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과 증오, 두 요소가 서로 맞물리며 왔다 갔다 하는 이야기가 많이 전개되는 것이 모더니즘 문학의 특징이면서, 이 작품의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여기까지, "데이비드 로랜스"의 "말장수의 딸"이라는 작품에 대해서 한 번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