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012 롯데백화점 中 "영어 & 임원 면접"


서울 2012 롯데백화점 中 "영어 & 임원 면접"


# 오전, 영어 면접


내가 처음으로 배정받은 면접은 영어 면접이었다. 영어영문학과인데 영어 면접을 두려워하는 상황은 조금 이상한 상황이긴 했지만, 면접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오는 긴장감 때문에 압박을 받는 것 같았다. 게다가 일생일대의 첫 면접이니 더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면접은 4명이 한 조가 되어서 같이 들어가게 되었는데, 오늘 면접에 온 사람들의 명단을 우연히 힐끔 보게 되었는데, 다들 학력이 상당했다. 가장 안 좋은 학력이 부산대학교였으니 말이다. 죄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국외대 정도의 사람들이었으니, 내가 거기에 같이 끼여서 면접을 본다는 것이 어쩌면 대단한 일이기도 했다.




면접에 들어가서, 인사를 하고 면접관들의 자리에 앉으라는 지시에 자리에 앉았다. 면접관은 외국인이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로, 2명의 여성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책상 위에는 A4 용지가 3장 놓여있었다.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바로 1라운드가 시작되었다.


"Now turn the under paper on the desk, chose one article, and then summarise, we will give you 1 minute."


아래쪽에 있는 종이 두 장을 펼치고, 기사를 읽었다. 한글로 쓰인 기사였다. 시간이 1분이니, 둘 중에 하나는 보지도 않고 먼저 눈에 들어오는 쪽을 골라서 읽었다. 어휘가 쉽지 않은 편이었지만, 한글로 쓰인 기사를 보고 읽으면 충분히 요약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1분 뒤…


"Time's up. now turn the paper again. And then start from the person sitting left."


당황스러웠다. 기사 내용을 다 외우지 못했는데, 덮고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니, 내 순서는 왼쪽에서 3번째였는데, 차례가 점점 다가오니, 더 긴장이 되었다. 앞선 두 사람들은 무리 없이 잘 해내고 있었다.


내 차례가 되었다. 긴장감이 몰려왔다. 배운 대로, 차근차근 이야기를 시작해보려고 했다.

"If I have understood this article correctly, this article says that…" 첫 번째 문단에 있던 내용을 간략하게 언급하고, 다음 두 번째 문단에 있던 내용을 이야기하려고 했지만,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렇게 긴장한 나는 요약을 다 하지 못했고, "I am afraid, I have forgotten the contents of the article."이라고 이야기를 차례를 넘겼다.


2라운드가 시작이 되었다.


"Now turn the upper paper, again we will give you 1 minute, summarise it again."


이번에도 종이를 펼쳐보게 되었는데, 내용을 보고 멍해졌다. 롯데 영플라자가 리모델링을 해서 친구에게 소개를 하라고 하는 내용이었는데, 아래에는 내용은 없고, 매장 1층과 2층의 지도만 덜렁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브랜드명이 쓰여있었는데, 그런 브랜드 쪽에는 잘 모르는 나였기에 설명하기가 쉽지가 않았다. 이번에는 차례가 오른쪽에서 먼저 돌아왔고, 오른쪽에 있었던 남성 지원자는… "I give up." 포기했다. 영어 면접의 경우에는 정말 잘하는 경우에만 가산점을 받는다고 미리 관계자분들의 이야기를 들었던 터라 하지 못하겠으면 포기해도 된다는 말을 들었었다. 나도, 사실 포기를 할까 하는 생각을 가졌지만, 그래도 설명할 수 있는 만큼이라도 최선을 다 해보기로 했다.


"This article says that Lotte Young Plaza has been remodelled recently. And…"


각 층에 있는 브랜드명을 잘 몰랐기 때문에, 추측으로 이야기를 했다. 1층에는 이러한 브랜드가 있는 것으로 봐서 이런 것들을 파는 것 같고, 2층에는 이렇다.


간략하게 이야기를 끝냈고, 그렇게 첫 번째 면접부터 시원하게, 바닥을 깔아주고 시작하게 되었다. 면접이 끝나고 대기실로 돌아와서 무작정 기다렸다.


1시간 정도 후면 점심시간이 찾아오니, 웬만하면 면접을 점심식사를 하고 나서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평소보다 훨씬 일찍 일어난 것도 있고 해서 피로함을 느끼고 있는 상황인데 아침부터 에너지를 그렇게 쏟아냈으니 말이다.


옆에 있던 지원자들과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곧 점심시간이 다가왔다. 혼자 점심을 먹는 것보다 여기까지 왔는데 새로운 사람들을 알아가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 옆에 있던 사람들과 점심을 같이 먹자고 제안을 했는데, 흔쾌히 같이 먹자고 한다. 아무래도, 다들 나와 같은 처지라 그렇지 않았을까 한다.


# 12:00 PM 점심식사


12시가 될 때까지 영어 면접을 제외하고 다른 특별한 면접이 없었던 우리는 셋이서 점심을 먹으러 나왔다. 아마도, 이 글을 읽으면 내가 누구인지 알 수 있으려나… 같이 있었던 사람들의 실명이 공개되는 것을 꺼릴 수도 있으니, 간략하게, 남자 지원자는 "덕", 여자 지원자는 "선"이라고 해두겠다.


우리는 점심을 먹으러 나왔는데, 점심시간은 12시부터 1시까지, 1시간이었다. 그리 넉넉지만은 않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다른 지원들도 다 같이 식사를 하러 가기 때문에, 식당마다 사람들은 가득 찰 것에 대비해야 했다. 롯데마트에서 가까운 곳에 식당이 몰려있는 곳을 발견하고, 메뉴에는 크게 상관없이 식사를 하기 위해 우리는 들어갔다. 자리를 잡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니, 다른 지원자들도 식당에 들어온다. 옆 자리에 2명의 사람들이 더 앉고, 같이 식사를 하게 되었다. 멤버는 총 5명, 어떤 면접을 봤는지, 본 면접이 서로 다른 사람들도 있었기 때문에 이것저것 정보도 교환해보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식사시간이 끝이 났다. 나는 오전 면접을 치른 것이 "영어 면접" 뿐이었기 때문에, 딱히 도움을 줄 만한 정보가 없었다.


# 오후, 임원 면접


다시 돌아와서, 대기실에 앉아서 대기를 하고 있다. 마치 슈퍼스타 K에서 치르는 슈퍼위크가 생각이 났다. 한 곳에 몰아놓고 계속해서 미션을 주고, 거기서 탈락하는 사람은 집에 보내는 그런 잔인한 미션 말이다. 그래도 이게 다 경험이라는 생각에 긍정적인 마음으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으로 내가 거치게 될 면접은 바로 "임원 면접"이었다. 이상하게 나는 임원면접에서 가장 긴장이 되었는데, 아마도 다른 사람들도 거의 그랬을 것 같다. 임원면접은 PASS/FAIL이라는 말을 들었던 것 같은데, 여기에서 FAIL이라는 낙인을 찍히게 되면, 다른 면접을 아무리 잘 보게 되더라도 탈락하게 된다는 소리니, 그 말이 나를 더 긴장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하긴 예전부터 나는 긴장에 너무 취약하다 싶을 정도로, 긴장을 과도하게 하는 편이었는데, 이 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번에는 3명이 한 조가 되어서 같이 들어가게 되었다. 면접실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데, 점점 더 긴장이 되어 오는 것이었다. 면접을 관리하고 있던 직원분이 내가 너무 안쓰러워 보였는지 긴장을 너무 하신다고 긴장을 좀 풀라고 한다. 하지만, 그건 마음대로 되지 않고… 그 직원분은 우리가 긴장을 하고 있으니, 긴장을 풀어주려고 이것저것 질문을 받기도 하고, 이야기를 해주기도 했다. 그래도 긴장이 되는 것은 여전했다.


이윽고 문이 열리고 우리가 들어갈 차례가 되었다. 이번에는 내가 가장 오른쪽에 위치했다. 들어가는 순서로는 내가 마지막이라서 내가 첫 질문을 받게 될지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의자에 채 앉기도 전에 한 임원분께서 내게 질문 공격을 해왔다.


"제프 씨는, 도대체 입학을 언제 한 거죠?"


정말 간단한 질문인데도 갑자기 질문을 받으니, 당황스러웠다.


"이천…십일 년입니다."

"아~ 편입"

"네, 그렇습니다." 내가 대답을 하고, 바로 연이어 질문이 들어온다.


"제프 씨는 요즘, 골목상권에 빵집 대형 상권 빵집 같은 것 규제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죠?"


사실, 그 부분은 내가 파악하지 못하고 간 부분이라, 어떤 질문을 하는 것인지 정확히 몰랐다. 대충 맥락은 이해할 것 같았지만, 괜히 어설프게 아는 척을 했다가는 더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질문을 되묻게 되었다.


"아, 그게 아니라, 대형마트에 빵집 같은 거… 아 이 친구 잘 모르는구먼."

"죄송합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내가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인 데다 긴장을 많이 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저 면접이 빨리 끝났으면 하는 생각뿐이었다. 질문은 내 옆에 있던 지원자에게 넘어가고, 그 지원자는 차분하게 질문에 잘 대답을 했다.


다시, 질문을 돌고 돌아 나에게 돌아왔다.


"그… 대형마트 강제휴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최근에 이슈가 된 부분이라 질문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을 하고 생각을 간략하게나마 정리를 해두었던 부분이었는데, 당황하니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이 들었다.


"자유시장경제 체제 하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준비는 훨씬 더 많은 이야기를 해두었지만, 딱 저기까지만 이야기를 하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자유시장경제 체제하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이 말씀이시죠?"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다음 사람에게 질문은 넘어갔다.

질문은 다시 돌고 돌아, 나에게 질문이 넘어왔다.


"본인의 장단점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를 해보세요."

"장점에 대해서는 친화력과 적응력을 꼽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에 단점으로는 큰 일을 앞두고 과도하게 긴장하는 것과…"

"지금도 긴장하고 계신 거죠?"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완벽주의 성향이 있어서 순발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른 지원자들에게는 나와 같은 질문을 묻지 않았다. 다른 질문에 던졌다.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누가 한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다행히 나는 이 질문을 받지 않았다.

다시 질문은 나에게 돌아오고…


"개인적으로 존경하시는 인물이 있습니까? 있다면 어떤 사람인지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저는 개인적으로 전 롯데 CEO 이종규 님을 대단하신 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니, 그분을 어떻게 알죠?" 질문을 하던 면접관의 목소리가 순간적으로 바뀌었다.

"예전에, 롯데백화점에서 하청으로 일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롯데백화점에 호감이 생기게 되어서 도서관에서 책을 검색하다 보니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이것저것 다른 질문들도 몇 개를 더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마지막 질문을 받았다.


"30초를 드릴 테니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하세요."

"저는 제 신념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에 충실하고,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미래를 향한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그렇게, 긴장감 속에서 견뎌낸 임원 면접이 끝이 났다.

임원 면접을 끝내고 대기실로 돌아오니, 눈가가 촉촉해졌다. 괜히 예전에, 공부하던 때의 생각도 나고, 중간중간 일을 했던 때도 생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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