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터베리 이야기 "장원 청지기의 이야기(THE REEVE'S TALE)"
방앗간 주인(THE MILLER)의 이야기가 끝나고, 이야기를 듣고 있던 "장원 청지기(THE REEVE)"는 상당히 분개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장원 청지기의 전직이 "목수(CARPENTER)"였기 때문이지요. 방앗간 주인의 이야기가 "늙은 목수"를 골려주는 이야기였으니 마치 자신을 조롱하는 의도로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이에 분개한 "장원 청지기", 방앗간 주인에 맞서서 그에 필적하는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주제는 바로 "학생들이 어떻게 방앗간 주인을 골려주는지"에 관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지요.
'As I am a man I'd pay you back for it, '
He said, 'with how they bleared a Miller's eye,
If I liked dirt and wished to argufy.
But I am old. Dirt doesn't go with doddering.
"맹세코, 거만한 방앗간 주인의 눈속임 이야기로
당신에게 멋지게 되갚아주겠소,
만약 내가 상스러운 이야기를 선택한다면 말이오,
하지만 나는 이제 늙고, 재미 볼 나이는 지났소.
# "I'D PAY YOU BACK FOR IT. 당신에게 멋지게 되갚아주겠소.
이렇게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서로 "이야기"로 승부하는 그들에서 지금이나 옛날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직접적으로 나쁜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이야기를 지어내서 "대결"하는 구조라니 상당히 흥미롭기도 하지요.
마치 요즘 시대에서 간혹 "랩 배틀"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을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서로를 공격하는 "디스전"이 생각나는 부분이라고 할까요? 아무튼, 장원 청지기는 이렇게, "당신의 이야기를 멋지게 되갚아 주겠소."라고 말하며, 그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합니다.
옛날 캠브리지에서 멀지 않은 곳인 트럼핑턴에 심킨(SIMKIM)이라는 방앗간 주인이 있었다. 그는 거만하고 무례하고 교활한 자로 곡식과 밀가루 등을 교묘하게 훔치는 교활한 자였다고 한다. 그에게는 부인이 있었는데, 그의 부인 역시도 교활하고 거만했다고 전해진다. 사람들을 멸시하고 조롱했다는 이야기를 그의 입을 통해서 들어볼 수 있었으니... 이 둘 줄 사이에는 딸이 하나 있었다고 한다. 그들은 그 딸을 애지중지 키우고 있었다고 하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한편 캠브리지 대학에는 두 명의 젊고 가난한 학생들이 있었다. 그들의 이름은 "존(JOHN)"과 "알란(ALAN)"으로 호기심이 가득 찬 청년들이었다. 그들은 학교에서 방앗간에 곡식을 빻으러 갈 때, 단지 호기심으로 그들이 직접 가겠다고 졸랐고, 그렇게 해서 허락을 받은 그들은 방앗간으로 향하게 된다.
방앗간에 도착한 두 학생들 처음 보는 방앗간의 모습에 이것저것 호기심 어린 눈으로 살펴보게 되고, 이러한 풋내기 학생들을 골탕 먹이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방앗간 주인 심킨은 학생들이 타고 온 말을 도망가게 만들어 버린다. 학생들이 도망간 말을 잡으러 간 사이, 심킨은 더 많은 곡식을 "교묘하게" 훔치게 되고, 어찌어찌하여 말을 찾아온 학생들은 이미 시간이 늦어버리게 되어 방앗간 주인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게 된다.
그렇게 밤이 되고, 모두가 잠든 사이 존과 알란은 방앗간 주인의 자신들을 골탕 먹이고, 그로 인해서 곡식을 교묘히 빼돌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분개하게 된다. 그리고 이에 대한 보복을 하기 위해, 알란은 방앗간 주인의 딸을 겁탈해버리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시도하고 의외로 아무런 저항 없이 딸을 겁탈하는 데 성공하고, 이에 얼떨결에 존은 방앗간 주인의 부인을 겁탈해버리게 된다.
간밤에 화장실을 다녀온 "방앗간 주인 심킨"은 방을 잘못 찾아 들어가 학생들이 묵고 있는 방으로 들어가게 되고, 이에 방에서 머물고 있던 알란은 친구 "존"이 들어온 것으로 착각하게 되고, 방앗간 주인의 딸을 겁탈했다는 자랑을 하게 된다. 심킨은 그의 이야기에 발끈하게 되고, 싸움이 일어나게 되고 순식간에 방 안은 아수라장이 되어 버린다. 어둠 속에서 싸움을 말리려 들던 방앗간 주인의 부인은 학생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머리를 내려치게 되는데... 안타깝게도 그 사람은 바로 그의 남편인 "심킨"이었다.
결국, 그렇게 학생들은 빻은 밀가루를 챙겨서 떠나게 되고, 방앗간 주인은 두드려 맞고, 밀을 빻은 삯도 받지 못하고, 아내와 딸은 겁탈을 당한 꼴로 이야기는 끝을 맺게 된다.
# 장원 청지기는 "방앗간 주인"에게 소심한 복수를 하는 데 성공합니다.
이렇게 "방앗간 주인"이 골탕 먹는 이야기를 풀어놓음으로써, 장원 청지기(THE REEVE)는 방앗간 주인에게 소심한 복수를 하는 데 성공합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서로 주고받으면서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어 가는데요. 그다음 이야기를 던질 사람은 누구일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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