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전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전은?


"여러분, 다들 전 좋아하시죠?" 어느 한 중년의 아저씨가 단상 위로 올라와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혹시, 전 중에서 가장 맛있는 전 무엇인지 아십니까?" 다시 한번 우리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강의실에 있던 우리들 아무도 섣불리 대답을 하지 못했다. 잠시 시간을 가지며 대답을 기다리던 중년의 아저씨가 계속 말을 이어나가신다.


"전 중에 가장 맛있는 전은, 패자부활전입니다. 아름다운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가진 LG생활건강에 여러분들을 모시고 싶습니다."




마케팅 직무와 세일즈 직무에 대한 소개를 중심으로 2013년 3월 21일, 성균관대학교에서 열린 LG생활건강의 채용설명회, 이상하게도 자연스럽게 영업 직무와 마케팅 직무에 대한 라이벌 구도로 채용설명회가 진행이 되었다. 


마케팅 팀에서는 나이에 상당히 비해서 젊어 보이고, 세련되어 보이는 도시 여성 느낌의 직원이 마케팅 직무를 설명하는 연사로 등장했고, 마케팅 직무에 대해서 제법 멋지게 설명을 하고 막 내려간 상황이기도 했고, 채용설명회가 시작된 지 약 1시간 30분에 달하는 시간이 흐른 상황이었기에, 약간은 꾀죄죄해 보이는 중년의 아저씨가 단상 위로 올라와서 "영업"에 대한 직무를 설명한다고 하니, 다들 흥미를 잃어 보이는 상황이 전개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단상 위로 올라오자마자 약간은 한물간 것 같은, 시시해 보이는 농담처럼 들리는 말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한 그 장면은 어쩌면 나에게 제법 굵은 인상을 남겼다. "패자부활전"이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피식하는 웃음이 나오기도 했고, 순간적으로는 '저게 뭐야?'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특별히 이 장면이 유독 내 머리 속에 남아있는 이유는 아마도 아래와 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채용설명회를 다녀보면, 주로 자신이 속해있는 기업의 평균 연봉이 얼마고, 현재 시장점유율이 어느 정도가 된다느니 하는 "자랑"을 주로 들어볼 수 있었으니, 약간 "아재 개그" 같은 느낌이 드는 질문이긴 하지만, 나름의 의미심장한 내용을 담고 있는 한 문장이었기에 이렇게 나름의 여운을 남기는 채용설명회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짧은 순간에 느낄 수 있었던 점은, 역시 17년 영업 내공은 보통이 아닌 것이구나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동시에 이제는 실전에 돌입해야 하는, 취업 전선의 최전방에 서 있는 취업준비생들을 위한 위로가 될 수 있는 한 마디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몇 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당시의 기억을 가지고 짤막한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드는 생각은, 꼭 취업준비생이 아니더라도, 사회 초년생이 아니더라도, 이 질문은 뭔가 엉성해 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는 힘이 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모두가 성공을 위해서 달려가지만, 그 성공의 문이 너무 좁은 현대 사회, 이러한 사회 구조 속에서 패자들을 구원할 수 있는 사회 안전망이 조금 더 견고하게 구축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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